도로미토는 지난 2011년 폭발사고를 낸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을 달리는 JR조반선(도쿄도 닛포리역과 미야기현 이와누마역을 잇는 노선)의 기관사 등을 조직하는 노동조합이다. 사고 이후 원전 주변은 출입금지 구역이 돼 있었으나 아베 정권은 이 금지조치를 해제하고 피신했던 주민들을 방사선 오염 지역으로 귀환시키기로 했다.
파업에 들어간 조합원들은 “철도노동자와 승객들에게 ‘피폭해서 죽으라’는 것인가”, “JR의 소행은 바로 무차별 대량살인이다”, “위험하다고 알면서도 열차를 운행시키려는 관리자들에게 철도업무를 수행하는 자격이 없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지난 5월31일에는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도로미토를 지원하는 집회가 열렸다. 국철 분할 민영화 이후 도로미토와 함께 민영화 반대 투쟁을 벌여 온 도로치바 (국철 치바 동력차 노동조합)를 비롯하여 후쿠시마현과 전국에서 520여 명이 참석했다. 다나카 야스히로 도로치바 위원장은 “자기네들만 살아남기 위해 후쿠시마 주민들을 내버리려는 정부를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 세월호 때문에 죽어야 했던 한국의 고교생들, 후쿠시마에서 목숨을 빼앗기고 있는 분들, 터키 탄광 사고 때문에 죽은 노동자들… 우리는 이 친구들을 되살려 줘야 한다. 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이 이제 힘을 가져야 한다. 도로미토와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집회 후 참석자들은 이와키 시내에서 시위행진을 벌였다. 주변 주민들이 창문가에서 손을 흔들며 시위대를 환영해 줬다. 행진 해산지인 JR이와키 운수기지 앞에서 JR자본을 규탄하는 동시에 다른 노조인 JR동일본노조와 국노(국철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에게도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된다. 같이 나서자”고 호소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후쿠시마 현지에서는 정부의 기만으로 진실이 은폐되며 주민들이 불안감과 분노를 소리로 낼 수조차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 도로미토 투쟁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를 열었다.
아베 정권은 애초 출입금지구역에 위치한 나라하마치 자치단체장으로 하여금 “이제 마을에 돌아가도 안전하다”는 선언을 내게 해서 주민 귀환을 유도하려고 했으나 그 시도는 이번 투쟁으로 파탄날 것이다. 그럼에도 JR동일본회사에서는 아직도 운행 재개에 집착하고 있다. 이에 “사람이 없는 마을에 무슨 열차가 그리 필요한가” 등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조합의 단결된 투쟁이야말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모든 인민들의 분노를 풀어줄 것이다. 이번 도로미토 투쟁은 도로치바 투쟁과 더불어 이 투쟁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분쇄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